무상복지

FACTS (25)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정치적 구호일 뿐

복지제도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부자와 가난한 자의 소득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부자에게 돈을 거둬 빈곤층에게 나눠주면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복지에는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가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처럼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선별적 복지는 소득의 재분배 기능이 강하다. 정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 탓이다.

그러나 좌파가 밀고 있는 ‘무상급식·무상교육·무상의료’와 같은 보편적 복지는 소득 재분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미 혜택을 받는 빈곤층이 아니라 중산층·부유층에 공짜로 밥을 주고, 공짜로 치료를 해 준다고 어떻게 빈곤층에 소득이 더 돌아갈 것인가? 나라의 창고가 줄어 오히려 빈곤층은 더욱 어려워질 뿐이다.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정치적 구호인 셈이다.

물론 급식도 육아도 국가가 해결해주고 병원도 무료로 갈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을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의 ‘재정건전성’이다. 국민연금은 현행 제도 아래 2060년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건강보험은 2010년 이미 1.3조원의 적자가 생겼고 2030년 적자규모는 47.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라 빚 총액도 늘었다. 2003년 말 934조 4000억 원이었던 국가 빚은, 노무현·이명박 정권을 거치며 7년 만에 배로 늘었다.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국가부채 비율은 2007년 30.7%에서 2050년에는 116%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급속히 진행 중인 한국의 고령화는 여기에 기름을 부을 것이다.

이 같은 추세면 무상급식·무상교육·무상의료 등 공짜시스템이 전면적으로 확대될 경우 수년 내 그리스와 같은 국가적 재앙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민노당·민노총·전교조 등의 좌파세력은 집권세력(새누리당이건 민주당이건)의 무능을 탓하며 대안권력인 양 이미지 조작을 해나갈 것이다.

세금을 통한 공짜, ‘무상복지’라는 정치적 상품은 국가에 해롭다. 비효율적이고 소모적, 낭비적이다. 결국 국민의 생각이 관건이다. 정부를, 시장이 치유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초월적 존재로 생각하는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 정부는 적절한 서비스, 꼭 필요한 공공(公共)서비스를 확충하고 자영업자에 일자리를 만드는 노력을 하면 족하다.

무엇보다도 무상복지가 만들어 낼 최악은 ‘정신’에 있다. 근로·저축·투자 유인이 떨어지는 이른바 도덕적 해이. 열심히 일하려는 게 아니라 정부에 복지를 기대는 의존적 국민이 생긴다. 기업가 정신·개척자 정신이 사라지고, 진취적 기상·상무적 기질도 약해져 버린다. 도전하지 않고, 시도하지 않는 유약한 마음이 온 나라에 번지면 미래는 암담해 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