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白樂晴

서울대 명예교수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남측 명예대표

  • 빨갱이란 단어, ‘너 힘없지? 난 힘있다’는 식의 의사표현

    (2011)

발언록

천안함, 증거 없이 北소행으로 단정해서 미안하다고 해야…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라고 말할 때, 우리는 천안함과 연평도가 똑같은 사건이냐? 천안함과 연평도를 그런 식으로 연계하는 프레임 자체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나도 천안함의 진상은 모르지만, 우리가 깨어 있는 시민이라면 천안함 사건에 관해 그나마 알려진 것들, 정부 발표와 그에 대해 언론과 과학계에서 제기한 의문을 찾아서 공부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적어도 천안함-연평도 두 개를 묶어서 아무 생각 없이 얘기하지는 않게 될 것이다. 한 발 더 나간다면, ‘천안함에 대한 충분한 증거도 없이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해서 국제사회까지 가지고 나갔으니 그건 우리가 미안하다, 그렇지만 너희들이 연평도에 포격을 한 건 사과해라’ 이렇게 나가면 남북 간에 얘기가 잘 풀릴 것이라고 본다.

( 2011년 05월 27일 ,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2011 한반도평화회의'. 출처-프레시안)

빨갱이란 단어, ‘너 힘없지? 난 힘있다’는 식의 의사표현

우리나라에서 빨갱이란 단어는 공산주의자를 가리킬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너 까부는데 기분 나쁘다’, ‘너 힘없지? 난 힘있다’는 식의 의사표현 방법이 아닌가 싶어요. 상대의 입을 막는 동시에 본인의 사고를 정지시키는 방법이지요. 누가 나에게 문제제기하고 비판할 때 ‘빨갱이’라고 비난해 버리면 그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거든요. 사실은 자기 손해인 건데. 요즘도 그 말을 즐겨 쓰는 사람이 많고, 그런 어법이 창궐하고 있지만 마지막 고비 같아요. 이 고비를 넘기면 우리 사회에도 ‘생각을 좀 하고 살아야겠다’, ‘맘에 안 든다고 아무나에게 빨갱이라고 하면 나도 망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하게 될 날이 올 겁니다.

( 2011년 04월 14일 , <경향신문> '김제동의 똑똑똑' 인터뷰)

3대세습, 北의 왕조적 면모 처음 발견했다는 듯 떠들어대서…

(북한 3대세습에 대해) 민주주의에도 안 맞고 원래 사회주의 명분에도 안 맞아요. 좋게 볼 수가 없죠. 그러나 북측 사회가 분단체제의 일부로서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극적으로, 드라마틱하게 드러난 현상이 3대세습이라고 봐야죠. 그런데도 마치 정상적으로 진행되어온 사회주의 국가에서 갑자기 불거져 나온 문제라거나, 규탄하고 반대하면 시정할 수 있는 그런 사태로 볼 일은 아니지요. 오랫동안 진행되어 온 전체 흐름을 보면서 이런 북한 사회와 어떻게 대화하고 절충해서 궁극적으로 통일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지, 이제 북측 사회의 왕조적 면모를 처음 발견했다는 듯이, 떠들어대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 2011년 04월 14일 , 경향신문 '김제동의 똑똑똑' 인터뷰)

나도 북한공작원과 접촉했다

한충목 대표가 북의 공작원 김지선, 리창덕, 양철식과 접촉했다고 구속됐는데, 전부 제가 아는 이름이고, 저도 접촉을 많이 했다. 공개적으로 자수한다.

( 2010년 08월 12일 ,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한충목 석방을 위한 후원의 밤’행사에서)

(천안함) 합조단 발표는 조작 가능성

이런 부실한 보고를 바탕으로 남북간의 모든 합의를 뒤엎고 겗에 대한 적대행위를 불사하겠다는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 합조단의 중간발표가 진실이라는 대전제로 감사를 진행하다 보니 감사원 발표는 새로운 의혹을 낳을 수밖에 없었다. 본질은 어디까지나 합조단 발표 내용의 진실성 여부이다. 실물 증거나 정황증거에 그토록 어긋나는 (합조단의) 발표가 이뤄졌으며 만약 발표가 조작이라면 누가 어떻게 그런 엄청난 짓을 했느냐를 감사해야 하는 것이다.

( 2010년 06월 15일 ,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6·15공동선언 10주년 기념 평화통일민족대회’ 격려사)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미국 당국도 監査(감사) 받아야

사고 시각에 최고위급 장성이 술에 얼마나 취해 있었느냐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 가령 당시에 북측에 특이동향이 있는데도 없다고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특이동향이 없었다고 발표한 미군 당국도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이 자리에서 이런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은 6·15시대가 우리 삶의 일부로 체질화된 결과 이제는 과도한 무리수를 두지 않고서는 6·15정신을 파괴할 수 없다는 자신감을 우리
가 갖자는 것이다.

( 2010년 06월 15일 ,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 사문화기념관‘6·15공동선언 10주년 기념 평화통일민족대회’격려 사)

(천안함 사태는) 정부가 장난치려다 커져버린 것

5월11일 시점에서 ‘북한-어뢰 프레임’에 갇히지 말자고 말할 때만 해도 나는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리지 않고 일종의 영구미제(永久未濟) 상태로 끌고 가면서 북의 소행이라는 냄새만 잔뜩 피우다가 선거가 끝나면 적당히 물러설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어찌 보면 우리 정부의 과감성이랄까 저돌성을 내가 과소평가했다.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 그러니까 나쁘게 보자면 적당히 장난치려고 했는데 장난이 너무 심해서 장난이 아니게 돼버린 것이다. 이제 정부는 추가 자료를 제시해서 국민과 국제사회를 납득시키거나, 대한민국 역사에 유례가 없는 망신을 당하거나 둘 중 하나밖에 길이 없어졌다.

( 2010년 06월 10일 , 프레시안 인터뷰)

김정일 위원장의 정책적 판단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망동

북한 체제는 근본적으로 대단히 문제가 많은데다가 지금 어려운 고비에 와 있다. 또 내부에 극렬분자의 존재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김정일 위원장의 정책적 판단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망동을 누가 저질렀을 수 있다. 따라서 북의 소행일 가능성이 전무(全無)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부가 발표한 사실을 포함해 관련 사실을 하나씩 좁혀가다 보면 겗 공격설의 입지가 점점 위축되지 않는가 한다.

( 2010년 06월 10일 , 프레시안 인터뷰)

(천안함 사태로) 미국이 얻는 이득 많아…당장 무기파는 데 도움

단기적으로 (한국 정부의 태도를 미국이 전폭 지지해서) 미국에 이득이 되는 게 너무 많다. 천안함 사건의 진상이 한국 정부의 발표와 다르다는 걸 미국이 알고 있다고 해도 그걸 미국이 밝힐 의무가 없다. 한국 정부가 우기면 ‘그래, 너희들이 그렇다고 하니 우리가 우방으로서 밀어 주겠다’고 하면 되고, 그렇게 해준 만큼 한국 정부에 대해 채권 하나를 더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방면에서 나중에 한국 정부를 압박해서 대가를 받아낼 수 있다. 당장 무기를 파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해군력 증가하겠다고 하면 어디서 무기를 사오겠나?

( 2010년 06월 10일 , 프레시안 인터뷰)

(이명박 정부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 변질시키려 한다

이번 대통령 담화(2010년 5월24일)는 거의 초법적인 조치였다.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이 내놓은 7·7선언 이래 남북관계 22년의 성과를 단번에 없애버리는 것이다. 동시에 남북관계의 발전과 맞물려 진행되어온 한국 민주주의를 다 뒤엎을 수 있는 엄청난 행위다. … 박정희는 말하자면 일시불로 정변을 일으켰고, 전두환은 12·12와 5·17의 2회 할부로 헌정질서를 뒤집었다. 이번 정권은 군사쿠데타를 안하는 대신 5년 장기 할부제로 야금야금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변질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 2010년 06월 10일 , 프레시안 인터뷰)

6·15선언의 폐기는 절대 쉽지 않을 것

대통령이 한때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하다가 요즘 와서는 이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전면전은 절대 없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도 결국 한국에서는 6·15선언이 만들어놓은 경제적 기반을 흔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6·15선언은 그만큼 우리 안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고, 그것의 폐기는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 2010년 06월 10일 , 프레시안 인터뷰)

(미국이) 한반도 평화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저는 이번 북한인권대회 (注-‘북한인권국제대회’, 프리덤하우스를 비롯한 미국 NGO들 주관으로 2005년 12월8일 서울에서 개최된 대회)를 보편성과 특수성의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주동이 된 미국의 新보수주의자들이 오히려 북한 인권을 특수성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 가령 남측에서 민주화운동을 할 때 보편적인 인권 차원에서 관심을 보여준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또 미국이 이라크를 비롯한 세계 곳곳은 물론 심지어 자기 나라 안에서도 인권유린이 전에 없이 커졌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이 인권을 들고 나오니까 북에서는 정권 전복을 위한 음모로 받아들이는 거죠. 그 해석이 100% 정확하지는 않을지라도 최근 정세 흐름을 볼 때 핵문제가 지난번 6자회담에서 가닥이 잡히니까 인권문제, 위조지폐 문제를 계속 들고 나와서 한반도의 평화기운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움직임의 일부로 볼 소지가 많습니다.

( 2005년 12월 22일 , 경향신문 인터뷰)

미국의 경제봉쇄 정책이 북한 주민 생존권에 가장 큰 위협

북한인권대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이인호 교수도 북의 인권문제는 사상이나 표현의 자유 이전에 생존권의 문제가 제일 크다고 했던데, 그렇다면 지금 북쪽 주민의 생존권에 대해 가장 큰 위협을 주는 건 누군가? 이것도 검토해봐야 합니다. 모든 책임이 미국에만 있다고는 않하지만 미국의 경제봉쇄 정책, 또 여차하면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적인 자세야말로 실질적으로 인민들의 생활개선에 큰 지장을 주는 거 아니겠습니까. 인권이라는 말이 너무 정치화돼 있어요.

( 2005년 12월 22일 , 경향신문 인터뷰)

북한 인권만 들먹이는 이런 대회가 과연 도움이 되겠는가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을 지낸 메리 로빈슨 여사가 한국에 와서 강연하면서 ‘인간안보(Human Security)’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인간안보라면 그야말로 생존권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인권인데요. 북측 주민들의 인간안보를 증진시키는 최선의 방법이 뭘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한편으로는 긴급구호가 필요할 때 해주는 것이고, 동시에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서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해요. … 보편적인 인권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관심을 안 보인 국내외의 특정세력이 지금 평화와 화해협력 체제를 만들어가려는 한국 땅에 와서 북한인권만 들먹이는 이런 대회가 정말 도움이 되겠는가.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 2005년 12월 22일 , 경향신문 인터뷰)

인물정보

출생

  • 대구 (1938)

학력

  •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영문학 박사 (1972)
  •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영문학 석사 (1960)
  • 미국 브라운대 영문학 학사 (1959)
  • 경기고 (1955)

주요 경력

  •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남측 상임대표 (2005)
  • 서울대 명예교수 (2003~)
  • 환경재단 136포럼 공동대표 (2003)
  • 미국 하버드대 객원연구교수 (1998)
  • 민족문학작가회의 부회장 (1996~)
  • 서울대 교수 복직 (1980)
  • 리영희 편역 〈8억 인과의 대화〉 발행, 반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 (1977)
  • ‘개헌청원지지 문인 61인 선언’ 참여로 징계 파면 (1974)
  • <창작과 비평> 창간 편집인/편집위원 (1966~)
  •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 (1963~1974)